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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원 스님 "외국인 정착 돕는게 보살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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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768회 작성일 10-05-21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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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원 스님 "외국인 정착 돕는게 보살수행"

매일경제 | 입력 2010.05.20 17:15 | 누가 봤을까? 50대 남성, 제주

 

 

"이번 석가탄신일은 대한민국이 모든 지구촌 사람들과 소통ㆍ화합하는 '다문화 원년'이었으면 합니다. 지구촌 사람으로서 우리 모두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죠."

부처님오신날을 이틀 앞둔 지난 19일 만난 서울 봉천동 명락사 주지 무원 스님(불교 천태종 총무부장)은 다문화를 화두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불교계 '다문화 전도사'라는 독특한 이력만큼 명락사 앞마당에는 1만여 개의 연등이 빼곡히 걸려 있었다. 소통의 다문화 사회를 염원하는 이곳 불자들의 마음이었다.

그가 작년 개소한 '명락빌리지'는 이제 봉천동의 명물이 됐다. 남편과 이혼한 뒤 어린 자녀와 어렵게 살아가는 결혼 이주여성들에게 고시원을 개조해 희망의 공간을 선사했다.

명락사 옆으로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을 위한 학습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방과후학교를 개설해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우리말과 정서를 빨리 깨치도록 도울 계획이다.

그는 소통과 화합의 다문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언론이라며 매일경제에 인사를 건네 뒤 다문화가정과 인연을 맺게 된 사연을 설명했다.

"인천 황룡사에 머무를 때였어요. 검단지역 외국인 근로자 등 다문화가정들이 법당을 찾아 저마다의 방식으로 공양을 하고 축원 기도를 올리는데 마음이 크게 움직이더군요."

고향에 대한 향수를 기도로 달래는 이들을 보며 "아! 이들이 신앙으로 소통하고 공감대를 찾는 공간이 있어야겠다"는 생각과 다짐을 했다고 스님은 말했다.

"종교인으로서 이런저런 체면을 떨쳐버리고 사회 사업에 헌신하니 오히려 일이 잘 풀리더군요. 부처님의 깨달음을 보살수행으로 실천하니 불법이 살아났다고 볼 수 있지요."

그는 "어떤 인연으로 한국에 왔든지 다문화가정이 우리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길을 열어주는 게 바로 보살수행"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특히 매일경제와 한국다문화센터가 다문화가정 2세 어린이들을 모아 창단한 '레인보우코리아 소년소녀 합창단'을 높이 평가했다.

"보세요. 학교에서는 잘 적응하지 못해 우울해 하다가도 합창단 연습장에만 오면 발랄하게 변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스님은 "이들의 노래소리야말로 우리 기성세대에 혜안과 깨달음을 주는 부처의 소리요, 극락의 소리"라고 설명했다. 국회 다문화포럼 정책자문단 단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내 것만 규정하는 사회는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의 모습이 아니다"며 "국회가 조속히 다문화가정에 희망을 주는 법제를 만들고 도와줘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다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많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이벤트성 행사가 많다"며 "다문화운동에 참여하는 기관과 참여자들이 논리나 이론, 이벤트보다는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재철 기자 / 사진 = 김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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