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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정착 베트남 결혼이민여성 티자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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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838회 작성일 09-07-2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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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 정착 베트남 결혼이민여성 티자우씨


입력 : 2009.07.24 09:48 / 수정 : 2009.07.24 09:48

티자우

국내 결혼이민여성들의 이혼이 늘고 있지만 한국 남편과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이주여성도 있다. 그 주인공은 10년 전 베트남에서 시집와 어느새 한국주부가 다 된 티자우씨(38).

티자우씨는 한국남편과 딸 아이와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다. 한국에 살면서 외국인으로, 다문화가정이라는 굴레 속에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속상한 일도 겪었지만 가족이 있기에 행복하다.

타자우씨는 최근 기자와 만나 "한국남편과 한국생활에 맞춰 사는게 힘들 수 있지만 남편과 아내가 서로 이해하고 부부 모두가 한 번 선택한 결혼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인 남편과 어떻게 결혼하게 됐나?

"10년 전 한국에 직장을 구하러 왔고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가 자신의 형, 지금의 남편을 소개해 줬다. 남편과는 6개월 정도 연애하다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부모님이 처음에는 반대를 심하게 했지만 나중에는 결혼을 승낙해 주셨다. 베트남 친정집에는 가족 모두 3년 마다 한 번씩 찾는다."

-가족관계는 어떻게 되나?

"남편과 나, 초등학생인 딸이 한 명 있다."

-현재 직업은 무엇인가?

"옷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재미있기도 하지만 아침 9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일을 해서 힘들 때도 있다. 직장에는 나를 비롯해 한국남자에게 시집 온 베트남 여성 10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적응하기 가장 어려웠던 점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한국말도 잘 모르고 음식도 입에 맞지 않아 한국생활에 적응하는데 고생을 많이 했다.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해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웠다. 당시 남편이 아파서 내가 직접 공장에 나가 돈을 벌고 아이까지 키우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한국말을 잘하는데 한국어는 누구에게 배웠나?

"자상한 남편이 일상생활에서 한국말을 많이 가르쳐줬고 같은 교회에 다니는 분이 집에 와서 자주 한국어를 가르쳐주셨다. 오히려 한국말을 잘하게 되니까 남편과의 부부싸움이 늘었다.(웃음) 당시에는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 등과 같이 이주여성들의 고민을 상담해주고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센터가 있는지 몰랐다. 지난해 복지관에 가서 처음으로 한국어를 제대로 배웠다."

-베트남이 그리울 때는?

"딸과 남편이 옆에 있긴 하지만 부모님과 언니, 동생, 친구들이 곁에 없어서 외롭고 힘들 때가 많다. 나는 3남3녀 중 다섯째인데 엄마는 남편과 딸을 데리고 와서 베트남에서 살자고 한다. 부모님은 한국에 잘 오지 않는다. 딸이 시집가서 잘 살지 못하면 속상할까봐 얘기로만 나의 소식을 전해 듣고 아버지는 한 번 시집간 이상 책임감 있게 살라고 하신다. 남편이 아이도 크고 여건만 되면 나중에 베트남에 다 같이 가서 살자고 했다."

-이주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느껴본 적이 있나?

"이사를 가기 위해 방을 구하러 가면 부동산에서는 내가 베트남 여성이라는 이유로 방을 보여줄 수 없다거나 집을 계약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남편이 한국인이라고 말하자 그제서야 계약을 하겠다고 했다. 또 한국 사람들과 같이 대화를 나누다 의견을 얘기하면 어떤 사람들은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며 무시하기도 한다. 외국인 노동자들은 직장에서 똑같이 일해도 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월급이 깎이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결혼에 실패한 이주여성들을 본 적이 있나?

"아는 사람이 한국 남편과 결혼했지만 임신 6개월인 상태에서 이혼을 당했다. 남편은 이혼하자마자 바로 베트남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형편이 어려워 항공료를 마련하지 못해 국내 불법체류자 신분이 됐다."

-아이를 키우면서 속상했던 적은 있나?

"딸이 초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 친구가 엄마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아이를 매일 놀려 많이 속상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아이에게 '엄마가 외국인이라는 것은 창피한 사실이 아니다. 우리 엄마는 외국인이다'라고 남에게 당당히 얘기하라고 가르친다"

-결혼중개업체들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외국인 여성들이 한국에 시집오는 이유 중에 하나는 집안이 가난해 돈 때문에 한국 남성에게 시집오는 경우가 많다. 일부 결혼중개업체는 이런 점을 악용해 20~25살의 어린 여성들에게 한국 남자에게 시집오면 친정에 돈도 보내주고 경제적으로 넉넉하게 살 수 있다고 속인다. 하지만 막상 한국에 오면 남편은 농촌에서 농사를 짓거나 친정집에 돈을 부쳐줄 만한 형편도 안 돼 여성들은 실망을 하게 된다. 또 일부 남편들은 부인을 무시하거나 모임을 나갈 때도 혼자 나가 이주여성을 소외시킨다"

-다문화가정을 위해 개선돼야 할 가장 시급한 제도는?`

"2년의 체류 기간을 채우지 못한 결혼이주여성에게 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법조항이다. 결국 이들 여성들의 남는 선택은 불법체류자의 신세가 되든지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다문화가정 부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결혼이민여성들이) 한국남편의 성격과 한국생활에 맞춰 사는게 힘들 수 있지만 남편과 아내가 서로 이해하고 부부 모두가 한 번 선택한 결혼에 책임을 질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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