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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실종된 싹쓸이 강제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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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7,101회 작성일 08-11-28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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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실종된 싹쓸이 강제단속’ 특집 … <이주노동자 세상>

 지난 12일 오전 9시, 이주노동자들이 모여 사는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동 등에 법무부 출입국관리소 직원들과 경찰 등 300여명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이주노동자들의 자택과 공장 문을 부수고 들어가 신분 확인도 하지 않은 채 토끼몰이식으로 사람들을 무더기로 연행했다. 이 과정에서 110여명의 이주노동자들이 강제 연행됐고, 10여명이 부상을 입고 입원해 수술을 받았다. 법도 없고 인권도 없었다. <이주노동자 세상> 이번주 특집 제목대로 ‘인권이 실종된 싹쓸이 강제단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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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은 이날 벌어진 강제 단속의 피해현황과 이에 대한 이주노동자들의 입장. 향후 계획 등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사무처장 이영 신부가 자리해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선다.

 

 단속이 있던 날, 법무부 직원과 경찰은 마을 입구 곳곳에 주차해 둔 버스로 퇴로를 막은 채 ‘토끼몰이식’으로 무차별 강제 연행을 시작했다. 이들은 공장과 숙소를 가리지 않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 신분 확인도 하지 않고 이주노동자들을 연행했다. 이날 한 나라의 법질서를 다루는 법무부는 경찰과 함께 가택 무단침입은 물론 미란다원칙 미고지 등 위법 행위들을 자행했다. 세 시간여 동안의 단속이 끝난 뒤, 숙소마다 부서진 문과 손잡이들이 폐허처럼 남겨졌고 딸과 엄마, 아빠 등 가족 모두를 연행해간 경우도 확인됐다. 어린 아이가 있는 엄마나 아빠를 연행해 가는 바람에 어린 아이 혼자 쉼터에 남겨진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임신 중인 등록이주자의 숙소까지 무단 침입해 임산부에게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간신히 단속을 피한 이주노동자들 역시 등록, 미등록 할 것 없이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공포로 불안한 심리상태에 빠졌다. 한 여성이주노동자는 "출입국 사람들이 당장이라도 들어와 우리를 공격하고 잡아갈 것같아 너무 불안하고 무섭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법무부는 지난 9월, 미등록 이주노동자 22만 명을 20만 명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2만 명의 이주노동자들을 잡아들이기 위해 이런 표적단속을 벌인 것으로 풀이된다. 

 비인권적이고 위법적인 강제단속 소식이 알려지자, 여러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등은 성명을 내고 법무부의 강제단속을 규탄했다.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과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는 강제단속 과정에서 벌어진 인권탄압과 폭력피해 사례를 발표했다. 또 ‘이주노동자노동조합’,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과잉 표적단속과 인권 유린을 규탄했다. 앞서 지난달에는 강압적인 단속 과정에서 부상당한 이주노동자가 응급조치조차 제대로 받지 못해 숨진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영 신부는 "11월 12일은 법무부가 스스로 불법을 자행한 테러의 날"이라면서 이명박 정부와 법무부를 강력히 비난했다. 이 신부는 "단속 당일에 법무부가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합법한 절차에 의해 단속을 했고 부상자를 인지하지 못했다’는데, 이것은 실제와는 다르다"면서 "여성 이주노동자 숙소에 문을 부수고 들어가 머리채를 끌고 나온 경우도 있었고, 연행 중인 이주노동자가 두 손이 묶인 상태에서 노상에서 용변을 보도록 시키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강제단속의 표적이 된 마석은 이주노동자들의 일손이 절실한 지역이어서 사업주들이 나서서 정부의 이주노동자 단속에 반대해왔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사무처장 이영 신부는 노동시장의 인력 수급 불균형 문제와 이주민 정책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이뤄지고 있는 강제단속을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지금처럼 인력이 없는 상태에서 미등록이주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주들에게 벌금을 내게 하거나 이주노동자들을 단속하는 것은 현실과 맞지 않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이주노동자단체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강제단속 추방 중단과 대안 마련’, ‘미등록이주노동자 합법화’, ‘UN이주노동자 권리협약 비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이주노동자 관련 단체들은 이번 불법 단속에 대해 소송 및 국가배상, 형사 책임까지 묻겠다는 계획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에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방송을 통해 당당히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해 온 <이주노동자 세상>은 이주노동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이주노동자의 독자적인 시각으로 자신들의 소외된 현실을 담아내고 사회적 탄압 등을 고발해 온 프로그램이다.

* ‘이주노동자 세상’ 44회는 11월 25일(화) 오후 1시, 29일(토) 밤 10시, 30일(일) 오전 11시, 저녁 6시에 각각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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