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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다문화와 소통합시다> ④ 동남아 모계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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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320회 작성일 10-12-01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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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는 처가살이가 기본"

(서울=연합뉴스) 양태삼 기자 = 캄보디아에서는 대개 아들보다는 딸에게 방을 만들어준다. 또 아들은 결혼 후 아내의 집에 가서 산다. 한국과는 정반대다. 동남아시아는 모계 문화가 우세하고 특히 캄보디아는 그 전통이 뚜렷이 남아있는 곳이다.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왔다가 한국인 남편과 만나 결혼한 캄보디아 출신의 이리나(35) 씨는 이런 캄보디아 문화를 잘 몰라 캄보디아 신부를 맞이한 한국 가정에서 갈등이 빚어지는 것을 보고 크게 안타까워한다. 특히 한국 사회가 가부장적 전통이 강한 탓에 캄보디아 신부들이 다른 나라 신부보다 문화 혼란을 더 심하게 겪는다는 게 이 씨의 생각이다.

"캄보디아에선 아들의 방이 따로 없어요. 더운 나라인 덕분에 아들은 거실이나 배란다 같은 곳에서 잠을 자고 자신의 공간이 따로 없어요. 그런데 한국에 와서 정반대로 살아야 하니 받는 충격이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훨씬 크죠."

한국으로 치면 처가살이인 셈이다. 결혼하면 장모가 집안의 경제권을 장악한다. 부모의 유산도 딸들에게 주로 돌아가고 아들들에게는 명분상 조금만 준다. 주로 아들, 특히 장자에게 유산을 물려주는 가부장제도와 전혀 딴판이다.

이런 풍습이다 보니 시부모가 결혼 생활에 관여할 수 없는 실정이고 장인이나 장모도 함께 살고 있다지만 딸의 결혼 생활에 깊이 개입하지 않는다고 이 씨는 소개했다.

"한국에 온 캄보디아 신부들은 결혼 후 몇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시어머니가 임신을 재촉하는 데 매우 놀랍니다. 결혼 전에 한국 사회에 대해 배우고 오지만 막상 닥치면 너무 딴판인 탓에 결혼 초 정착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결혼 이주 여성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일을 하는 이 씨는 "각오하고 와서 사는 것이지만 스물 한두 살 신부들이 평생 그렇게 살아야 할 엄두를 못내 결혼 초 이혼 상담하는 사례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다"며 "처음에는 많이 참고 산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캄보디아에서는 또 신랑의 부모가 마을의 어른을 통해 신부 부모에게 혼인을 요청하고 신부 측이 승낙하면 성혼하는 식으로 결혼이 이뤄진다고 그는 전했다. 혼수도 신랑이 준비해 온다는 것이다.

이 씨는 "결혼하면 성인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니 그 이후 각자 알아서 결정하고 생활을 꾸려나간다"며" 그것은 한국이든 캄보디아든 다 같지만, 한국에서는 유독 시어머니나 시누이의 관심, 아니 간섭이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1997년부터 동남아 지역을 연구해온 김학희 경인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는 "동남아 지역은 모계 전통이 강해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나 경제 행위에 성차별이 비교적 적다"며 " 아마도 농업에 필요한 물이 풍부하기에 치수 사업 등 집약적인 노동력과 규율이 필요한 부계 사회의 문화가 필요 없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 교수는 "특히 이 지역은 유럽의 식민지 지배를 받으며 성평등 의식과 실용적 문화가 뿌리를 내린 덕분에 오히려 성평등 측면에서는 여성의 지위가 한국보다 앞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tsy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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