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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국제결혼시킨 부부는 끝까지 관심 갖고 책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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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947회 작성일 10-09-0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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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국제결혼시킨 부부는 끝까지 관심 갖고 책임져야"

조남길 결혼중개업협회 총재
  • 한수연

조선일보  발행일 : 2010.08.18 / 사람 A29 면

"한국말 참 잘하네요. 한국에 온 지 얼마나 됐어요? 행복하세요?"

지난 13일 낮 서울 종로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조남길(70) 한국결혼중개업협회 총재가 베트남 이주여성 권윤미(27)씨에게 말을 걸었다. 다섯살 딸의 손을 잡고 두살 아들을 업은 권씨는 "5년 전 한국인과 결혼해 왔다"면서 "행복하다"고 수줍게 웃었다. "남편이 한국인이니 한국 이름을 쓴다"는 권씨를 보면서 조 총재도 웃었다.

한국결혼중개업협회는 이날 결혼중개업자들과 베트남 이주여성들을 초청해 '베트남 혼인가족법 세미나'를 열었다. 조 총재는 "한국 온 지 8일 만에 정신질환자 남편에게 살해된 탓티황옥씨의 넋을 위로하고, 중개업자들에게 베트남 혼인가족법을 제대로 알리려고 마련한 자리"라고 했다.

참석자 100여명은 탓티황옥씨를 위해 묵념했다. 대형 화면에 뜬 생전 모습을 바라보는 베트남 여성들은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조 총재는 "탓티황옥씨 사건은 한국과 베트남 양국 대통령이 재발 방지를 촉구한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며 "국제결혼 중개업자들이 반성하고 변화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결혼시킨 신랑·신부는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며 "몇 달에 한 번이라도 찾아가서 잘살고 있는지 살펴보라"고 당부했다.

작년 4월 협회 대표가 된 그는 3년 전부터 몸이 아파도 직장에서 쫓겨날까 봐 말 못하는 이주노동자들의 건강검진을 지원해 왔다고 한다. 조 총재는 "그동안 국제결혼 중개업자의 상당수가 불법을 자행하고, 또 묵인돼 왔던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협회가 나서 불법이나 위장결혼을 고발해 투명하게 운영하자"고 했다.

"지난주 35살 베트남 여성이 울면서 찾아왔습니다. 남편이 한국인 여성과 따로 살림을 차렸대요. 결혼한 지 일주일도 안 됐다는데…."

조 총재는 "한국 문화에 미처 적응도 하기 전에 큰 상처를 받은 여성들이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다"면서 "검증된 결혼만 중개하고 이주여성의 권익을 위해 힘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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