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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문화 가정 자녀의 10년 뒤 모습 생각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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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144회 작성일 10-03-0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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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다문화 가정 자녀의 10년 뒤 모습 생각해봐야

조선일보   입력 : 2010.03.08 23:13 / 수정 : 2010.03.09 05:25

우리 사회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40%가 우리말이 서툴러 학교에서 중도 탈락하거나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다문화 가정 아동 2400여명을 대상으로 우리말 습득 상황을 조사한 결과 우리말 익히기가 10명 중 6명꼴로 또래보다 6개월 이상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살 된 아이들은 80%가 정상(正常) 수준을 보이다가도 6세에 이르면 이 비율이 30%대로 떨어졌다.

한나라당 원희목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취학률(就學率)은 초등학교는 85%, 중학교는 84%, 고교는 71%로 일반 가정 자녀의 초등 97%, 중학교 95%, 고교 89%에 비해 현격하게 낮다. 2008년의 경우 초·중·고 취학 연령대에 속하는 6~18세 다문화 가정 자녀 중 24.5%가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고 고교 연령대에선 69.6%가 교육 과정에서 탈락한다고 한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전문직 부모는 자녀에게 시간당 2000개의 단어를 사용하지만 노동자 계층의 부모는 1300개의 단어를 쓴다고 한다. 두 계층 부모들의 이런 어휘 사용량 차이가 자녀의 지능(知能)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외국인 엄마의 서툰 우리말과 빈약한 어휘 사용량이 자녀의 우리말 습득 수준과 지능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외국인 엄마 중 서툴게나마 우리말을 할 줄 아는 중국 조선족 출신은 전체의 17%뿐이다. 다문화 가정은 53%가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라서 특기 과외는 물론이고 유치원 교육도 제대로 못 시킨다.

국내 다문화 가정 자녀는 2006년 2만5000여명, 2007년 4만4000여명, 2008년 5만8000여명, 2009년 10만3000여명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10년, 20년 뒤엔 다문화 가정에서 성장한 사람 숫자가 수백만명을 헤아리게 될 수도 있다. 학업을 중도에서 포기한 이들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지도 못한 채 낙오자가 돼 우리 사회에 대한 불만과 적개심을 키워 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바로 보고 다문화 가정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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