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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먼 '코리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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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643회 작성일 09-09-0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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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C▶

외국인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취지로 도입된 고용 허가제가 오늘로 5년이 됐습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생활이 좀 나아졌을까요.이용주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VCR▶

인천 남구의 한 공단 근처 다가구 주택.

이 곳 1층 40 제곱미터에 베트남 이주 노동자 15명이 모여 생활하고 있습니다.

방 안에는 옷가지와 신발 그리고 개인용 가방 등이 여기저기 어지럽게 쌓여 있습니다.

조명의 전선은 보기에도 위험하게 늘어져 있습니다.

방의 벽 곳곳에 곰팡이가 생기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화장실도 하나뿐이어서 아침마다 줄서기 경쟁이 치열합니다.

◀SYN▶ 베트남 노동자 A씨(30세)
"아침에 씻어야 하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오래 기다려야 해요.
물도 잘 안 나오고, 물에서 냄새도 나고 더러워요."

공장에서 무료로 제공한 이 곳 숙소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입니다.

인천 남구의 또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의 컨테이너 기숙사입니다.

부엌이 따로 없어 샤워장에서 휴대용 가스버너 하나로 음식을 조리하고, 냉난방 시설은 꿈조차 꾸지 못합니다.

◀SYN▶ 외국인 이주 노동자
"겨울에 난방이 안 돼 많이 추워요.여름에는 더워요. 많이 더워요.밤에 밖에 자동차 기계 부품 만들어서
조금 시끄러워요. 냄새도 나요.(무슨 냄새요?) 기계 기름 냄새."

이렇게 환경이 열악하다 보니 인명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2일 새벽 충북 진천군의 한 컨테이너에서 불이나 태국 노동자 31살 웡 씨가 연기에 질식해 숨졌습니다.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공장 근처 컨테이너에서 1년 가까이 혼자 살다 변을 당한 겁니다.

인권단체들이 이주 노동자 53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3.1%가 컨테이너나
비닐하우스 등에서 살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상황이 비슷한 공장 옥탑방 등에서 생활하는 외국인까지 합치면 60% 가량이 열악한 주거시설에서 살고 있는 겁니다.

한 달에 최저임금 수준인 1백만 원 정도를 손에 쥐는 외국인 노동자들로서는 무료로 제공되는 숙소를 벗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숙소제공을 무료에서 유료로 바꾸는 업체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SYN▶ 김혜숙 상담실장/인천 외국인노동자 센터
"기숙사라든가 식사라든가 아니면 기숙사 내에서 이루어지는 그 모든 공과비를 본인들이 지급임금명세서에서 공제받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회사가 제공한 열악한 숙소에서 생활하면서 비용까지 부담하게 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는 이중의 고통을 안겨주는 셈입니다.

이들에게 코리안 드림은 점점 환상이 돼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이용주입니다.
[뉴스데스크] 이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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