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뉴스

이주여성들 웃음꽃에 산골마을 시끌벅적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031회 작성일 09-07-16 15:29

본문

이주여성들 웃음꽃에 산골마을 시끌벅적

[한겨레 2009-07-10]

 

 

  충북 제천시 덕산면 도전리에 다문화가정 주부와 자녀, 마을 주민 등이 어울려 지내는 누리 어울림센터가 있다. 제천 시내에서 차를 타고 한 시간 이상 달려야 닿을 수 있는 고즈넉한 산골 마을이지만 이곳은 늘 시끌벅적하다. 덕산면뿐아니라 이웃 수산·한수면에 사는 필리핀·베트남·타이·중국 결혼 이주여성 31명과 그들의 자녀, 마을 주민 등이 함께 피우는 웃음꽃이다. 1997년 이곳에 먼저 자리를 잡은 대안학교 제천 간디학교와 간디 공동체 등의 도움으로 2007년 3월 센터가 문을 열면서 생긴 마을의 풍경이다.

 한석주(43)누리 어울림센터장은 “지구 안 모든 사람들이 한데 어울려 잘 지내자는 처음 뜻이 이어지고 있다”며 “면 단위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다문화 공동체를 꾸렸는데 재미있고 효과적”이라고 자랑했다.

 한 살 이상 취학 전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누리 자람 어린이집에서 함께 자란다. 초등학생들은 누리 방과후 공부방과 누리 작은 도서관에서 외국어·미술 등을 익히고, 숙제·놀이 등도 함께 해결한다. 공부는 이웃 간디학교 교사 등이 돕는다.

 결혼 이주여성들은 이곳이 일터이기도 하다.

 필리핀에서 온 큰언니 아만다(41), 중국에서 온 이계운(38), 타이 출신 타냐카마(30), 베트남에서 온 막내 팜끼유투(20)에 이르기까지 외국어 강사단은 매주 화·목요일에 마을 주민과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모국어를 가르친다. 이들은 틈틈이 제천지역 유치원·초등학교 등으로 원정 강의를 하기도 한다. 농한기 때에는 다문화가정 남편들이 특별 수강생으로 등록해 ‘한글 구박’에 시달린 아내들의 ‘복수’를 유쾌하게 받아들인다.

 몇몇 다문화가정 주부들은 덕산면 장이 서는 4, 14, 24일에는 월남쌈, 쌀국수, 중국 만두 등 고향 음식을 만들어 장터 한켠에서 한국 손님들을 맞기도 한다.

 타냐카마는 “네 살, 일곱 살 두 아들 교육 때문에 고민했는데 이곳에 오면서부터 모든 게 해결됐다”며 “다문화 친구들과 수다 떨다 보면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저작권자 ⓒ 한겨레.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Copyright 2019 © 경기글로벌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