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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3개월 이주여성은 왜 흉기 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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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366회 작성일 09-02-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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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3개월 이주여성은 왜 흉기 들었나

[한겨레 2009-02-11]

 

임신 중인 이주 여성이 자신을 때리던 남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여성단체들은 “자신과 아기를 지키려 했던 정황을 살필 것”을 촉구했다. 대구 달성경찰서는 10일 캄보디아 여성 ㅊ(19)씨가 지난달 30일 밤 11시40분께 대구 달성군 아파트 자택에서 자신을 때리는 남편 ㄱ(38·회사원)씨를 흉기로 찔러 닷새 뒤 남편이 숨졌다고 밝혔다. ㅊ씨는 살인 혐의로 구속됐다.

 임신 석 달째인 ㅊ씨는 남편이 발로 옆구리를 차고 손으로 머리를 때리자 흉기를 들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당시 ㅊ씨는‘남편이 술을 마시면 심하게 때린다’며 시어머니에게 전화했고, 남편은 시어머니한테서 꾸중을 듣고 격분해 ㅊ씨를 폭행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ㅊ씨는 지난해 4월 결혼해 한국에 왔으며, 아파트에서 부부가 함께 지냈다. 경찰은 “ㅊ씨가 캄보디아에 다녀오겠다고 하거나 고향에 돈을 보내겠다고 해 부부가 자주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고 밝혔다.

 여성단체들은 ‘정당방위 성격이 있다’며 구명운동에 나섰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와 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민우회·공익변호사그룹 ‘공감’ 등 43개 여성·시민단체들은 “평소 남편의 상습적인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ㅊ씨가 자신과 뱃속 아기를 지키려고 흉기를 든 것”이라며 “이런 정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미주 이주여성인권센터 상담실장은 “2007년 조사에서 한국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 이주여성 17.7%가 가정폭력을 겪었다고 답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대구/구대선, 최원형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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