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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난민 지원은 한국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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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120회 작성일 13-12-0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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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기고    입력 : 2013-12-01 20:50:32수정 : 2013-12-01 20:50:32
[기고]난민 지원은 한국의 품격
송소영 | 법무부 난민과장
 
 
12월3일은 한국이 ‘난민협약’에 가입한 지 21년이 되는 날이다.

올해는 우리나라 난민 역사에 뜻깊은 한 해가 아닐 수 없다. 6월12일자로 법무부에 난민과가 신설되었고, 7월1일부터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독립된 난민법이 시행됐다. 지난 5월 유엔난민기구 최고 대표가 방한해 난민법 제정에 대한 감사와 더불어 아시아에서 선도적인 난민행정을 한국이 펴나가길 기대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또한 인천 영종도에 최초로 난민지원시설이 건립되었으며, 10월4일 유엔난민기구 집행이사회 의장국에 선출되기도 했다.

 
이러한 난민문제에 관한 굵직굵직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난민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전쟁 등으로 헐벗고 굶주린 사람, 피난민, 경제적으로 궁핍한 사람”에 머무르고 있는 것 같다. 법무부가 정책대상으로 하고 있는 난민이란 인종, 종교, 국적, 특정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정치적 의견 5가지로 그 사유가 한정되어 있으며, 이러한 사유로 인해 박해우려가 높아 본국이나 상주국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경우에만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받는다.

난민에 대한 편견 중의 하나가 난민들이 위험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최근 인천 영종도에 건립한 난민지원시설(정식 명칭: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과 관련하여 지역주민들이 우려하는 것도 이러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 같다. 난민은 정치적 의견 등을 이유로 본국의 박해를 피해 한국에 보호를 요청한 사람들이다. 인도적 관점에서 보호받아야 할 이들을 치안을 불안하게 할 수 있는 사람들로 오해하는 것은 편견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난민심사를 할 때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학력 수준이 높고 본국에서 사회지도층이었던 사람들이 많다. 또한 난민을 신청한 사람들은 한국에서 난민지위를 부여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준법의식이 일반 외국인에 비해서 높다.

난민 중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저명한 인사들도 많다. 상대성이론을 만든 아인슈타인, 피아노의 시인 쇼팽, 체코 출신 미 국무장관 올브라이트도 한때는 난민이었다. 우리나라의 김구 선생님도 난민이라고 할 수 있다. 김구 선생님을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우리나라는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가 난민지위를 부여한 사람 중에서 우리 사회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 브룬디 출신으로 마라톤대회에서 7연속 우승한 마라토너, 광주 소재 대학에서 교수로 임용된 난민도 있다. 우리가 이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도 많다.

최근 영종도에 건립한 난민지원시설인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와 관련하여 주민협의체가 구성되어 지역사회와 지원센터가 상생·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원센터 개청에 따른 지역주민의 치안 불안 걱정 등 부정적 견해가 여전히 존재한다. 처음 들어서는 시설인 만큼 주민들의 걱정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법무부에서는 지역주민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지원센터에 입주할 난민들을 최대한 엄격한 기준으로 선정하고, 입주 후에는 지속적으로 기초법질서 교육과 우리 사회 적응을 위한 사회적응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주민사랑방, 반상회 등을 할 수 있는 회의장, 체육시설을 지역주민에게 개방하고 지역주민과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우리나라는 6·25전쟁 직후 어려움에 처해있을 때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원조를 받은 경험이 있고, 그것이 오늘날 한국이 세계에서 눈부시게 발전하게 된 밑거름이 되었다. 지금이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구성원으로서 경제수준에 걸맞게 난민에 대한 지원을 함으로써 한국의 품격을 세계에 보여주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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